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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아카데미]쉽게 듣는 클래식 음악 이야기

    • 아트피아
    • 작성일2010.12.02
    • 조회수13611
    음악칼럼니스트 황장원이 들려주는 쉽게 듣는 클래식음악 이야기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3번 E플랫장조 작품 55 '영웅' 이상적 영웅의 표상을 그린 '영웅 교향곡' 통상 ‘영웅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제3번 E♭장조>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 베토벤의 교향곡 중에서도 특별히 중대한 의의를 지니는 작품이다. 베토벤은 30대 중반에 발표한 이 작품을 통해서 하이든, 모차르트 등 선배들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특성을 확립했고, 나아가 교향곡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이 교향곡의 제1악장을 보면, 우선 그 소나타 형식의 규모가 유례없이 장대하다. 투입된 선율적 소재의 수도 당시로써는 이례적으로 많은 7개에 달하며, 그 소재들의 유기적인 조직에 따라 발전부가 크게 확장되어 제시부의 길이를 넘어서고, 종결부 역시 확대되어 재현부와 대등한 비중을 가진다. 또 재현부로 진입하는 대목(호른 신호)에서는 종전까지의 통념을 파괴하는 대담한 화성수법이 사용되어 지금까지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작품은 낭만주의 시대에 성행하게 될 교향곡의 대형화 및 표제화의 물꼬를 텄으며, 여러 모로 미래를 향한 혁신과 진보의 기운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베토벤은 이 곡에서 자신의 이상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했다. 이전까지의 교향곡에서 어떤 메시지가 이처럼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곡의 유래와 관련하여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나폴레옹에 관한 것인데, 실제로 베토벤은 한때 나폴레옹을 추앙했다. 그에게 있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는 인물은 낡고 부조리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을 이상적인 영웅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영웅을 그린 교향곡을 썼으리란 추측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그는 자필악보의 겉표지에 ‘보나파르트’라는 단어를 손수 적어 넣기도 했고, 완성한 작품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1804년 12월, 나폴레옹은 황제의 자리에 올랐고, 제자 리스로부터 그 소식을 전해들은 베토벤은 실망하고 분개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한탄했다고 전해진다. “그도 결국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군! 이제 그는 인간의 권리를 짓밟고 자신의 야망만을 충족하려 하겠지. 다른 사람들의 머리 위에 올라서서 독재자가 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표지의 ‘보나파르트’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대신 제목을 ‘신포니아 에로이카(Sinfonia Eroica)’로 대체했고, 후원자인 로브코비츠 후작에게 헌정했다. <영웅 교향곡>은 장대하고 강력하며 건축적이다. 제1악장은 앞서 언급한 거대한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 강력한 화음이 두 번 울려 퍼진 후 제1주제가 첼로 파트에서부터 엄숙하게 등장하며, 제2주제는 클라리넷에서 바이올린으로 옮겨지며 부드럽고 온화하게 제시된다. 발전부는 짜임새 치밀한 대위법으로 진행되면서 힘차고 당당한 극적 박력을 부각하게 되는데, 아울러 그 유장한 흐름은 대하(大河)를 연상시키는 도도한 풍모를 지닌다. 보통 영웅의 행적 혹은 투쟁을 그린 악장으로 간주한다. 제2악장은 유명한 ‘장송 행진곡’이다. 깊은 슬픔과 고뇌가 서린 듯한 장중한 발걸음이 끈질기게 이어지는데, 중간에 음악이 C장조로 밝아지며 장렬하게 치솟아 오르는 극적인 장면이 자리하고 있다. 이 악장에 대해서 베토벤의 제자였던 체르니는 넬슨 제독, 혹은 애버크롬비 장군의 죽음을 추도한 것이라고 증언했고, 베토벤 자신은 훗날 나폴레옹의 몰락과 죽음을 예견하며 썼다고 했다지만, 정확한 연원은 알 길이 없다. 제3악장은 3부 형식으로 구성된 스케르초 악장이다. 주부는 연속되는 스타카토의 빠른 움직임으로 시작되어 점차 힘을 증대시켜 가며 전진하는 태세를 유지하며, 중간부에서는 세 대의 호른이 앙상블을 이뤄 늠름한 팡파르를 울려 퍼뜨린다. 일명 ‘사냥의 스케르초’ 혹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 악장은 짧은 경과부와 푸가의 발전부를 지닌 자유로운 변주곡이다. 이 고도로 건축적이면서 기법적으로 다채롭고 변화무쌍하기 이를 데 없는 악장에서, 베토벤은 변주곡의 주제로 자신의 발레 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의 마지막 곡에 사용했던 선율을 가져와 한바탕 호화로운 축제의 장을 펼쳐 보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야말로 베토벤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영웅의 표상이 아니었을까? ============================================================================================================ 베토벤의 중기 음악세계에 초점을 맞춘 토요 집중감상 시리즈에서 그의 강의를 만나보세요! <음악칼럼니스트 황장원> 클래식동호인의 문화공간, 무지크바움의 동호인이었던 그는 2001년 무지크바움에서 열리던 클래식음악 강좌의 강사가 되었고, 그때부터 ‘클래식 음악 해설가’란 직함을 갖게 되었다. 이후 ‘음악칼럼니스트 및 해설가’로 강의 뿐 아니라 서울시향의 프로그램 소개와 <음반리뷰>,<객석>,<조이 클래식>등 음악잡지에 글을 쓰고 있다. 상세일정 및 강의내용는 홈페이지(Home/예술아카데미/예술강좌안내/음악감상과정)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053) 668-1594, 1595 (예술교육 기획 ․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