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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일보]지역논단-아줌마는 누구인가?

    • 아트피아
    • 작성일2007.03.23
    • 조회수7864
    '아줌마'는 누구인가? 김성열 (수성아트피아 관장) 아줌마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른 여자를 일컫는) '아주머니'를 정답게 이르는 말로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의 그 쓰임을 보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 아줌마'로 펑퍼짐한 몸매, 진한 화장에 뽀글뽀글 파마머리와 편한 옷차림, 숨 넘어가는 웃음소리와 남을 신경 쓰지 않는 뻔뻔스러운 행동 등으로 특징지어지고 있다. 나아가 인터넷 상에서 검색을 해 보면 '문화생활보다는 식생활에 더 열정적인 여성' '남자를 봐도 설레지 않고 돈이 최고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 '허리는 없고, 밥을 먹지 않아도 언제나 중간부분이 더부룩한 여자'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여성상위' 혹은 '남녀 평등'이라는 말조차 구식단어가 되어버린 요즘에 와서도 '아줌마'라는 존재는 이와 같이 엄연히 차별당하고 있다. 과거 어느 은사 중의 한분이 이러한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가정이 뭐냐… 바깥에서 온종일 뛰어다니다가 부서지고 상처난 심신이 겨우 치료와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했던. 왜 아줌마는 홀대받고 있는가? 무엇이 아줌마를 아줌마로 만들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부정적 의미의 '아줌마'라는 단어가 지속된다면 여성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물론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가치관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또 이는 가정의 제 기능 상실로도 연결되어 이혼율 상승 및 출산율 하락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누구든지간에 '아줌마'가 되는 것은 부정하기에 말이다. 홀대받는 아줌마. 기실 현 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당당한 사회적 존재로서 소개되고 있는 여성들을 돌아보면 심지어 TV 드라마에서조차도 여성이 당당한 사회적 존재로 인정받는 경우는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성공했을 때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 그것이 아니라면 속칭 '몸짱' '얼짱' 등이다. 하지만 실제우리들 생활은 어떤가? 방금 언급한 생활들과는 거리가 먼 아줌마들이 몇 배 수는 되지 않는가? 이 보통 아줌마들은 왜 홀대받아야만 하는가? 깨어질 건 깨어져야 하지만 마땅히 유지되어야 할 것들은 유지되어야 한다. 인류의 영원한 과제인 '사랑'과 '희생'은 유지되어야만 하는 지고의 가치이다. 실제 많은 사회적 성공의 배경에는 다른 누군가의 사랑과 희생이 전제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된 잣대가 돈과 성공이라는 결과치만 중요시하고 그러한 결과를 위한 밑거름으로서의 희생과 사랑, 노력, 열정 등은 중요시하지 않는 사회의 최대 희생양 중의 하나가 아줌마가 아닌가 한다. 아줌마 이외에 이 사회에는 남자, 아가씨, 학생 등이 존재한다. 그들은 제각각 연봉·직급·출세(남자의 경우) 여부로 그리고 외모·미모(아가씨의 경우)로, 그리고 성적·대학(학생·자녀의 경우) 등으로 그들 각각의 존재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재단해주는 잣대가 존재하지만 '사랑'과 '희생'으로 묵묵하게 살아가는 아줌마들에게는 그러한 사회적 잣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과 '희생'은 이미 이 사회의 그 척도가 아닌 것이다. 고로 이 사회의 '아줌마'들은 잣대를 벗어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아줌마에게 사랑과 희생의 화신이라는 잣대를 달아야 한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매일 매일 배양하고 실천하고 있는 위대한 존재로서 말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이런 말도 나온다. '아줌마는 운전을 못하지만 아저씨는 운전을 더럽게 한다' '아줌마는 바둥바둥 살지만 아저씨는 저 잘난 맛에 산다' 등. 역시 사회발전의 기초는 바로 '가정'이다. 이 소중한 가정을 누가 지키는가. 자녀들이? 아버지가?…모 대중가수의 노랫말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아줌마는 언제나 힘들고, 외롭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준다. -2007.3.8-